오늘은 쿠팡물류센터 택배알바를 갔다
아침9시 셔틀버스를 타고 9시 35분쯤 도착했는데 주변이 다 물류창고더라
겁나 넓은데 외진 곳이라 도망칠 수가 없을 것 같음
셔틀버스에 내려 넓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바닥에 2미터 간격으로 발바닥 모양 있고
줄서서 들어갈 수 있게 해놓았더라
한 쪽엔 주간 야간 구분해서 사물함들이 쭉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관리자나 진행자로 보이는 분한테 처음왔다고 말하니
쿠펀치 라는 어플을 켜서 qr코드 찍으란다
개인적으로 쿠펀치는 만들다가 만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홈 화면이 그냥 흰색 화면이라서 처음엔 로딩중인줄 알았다)
그렇게 신규자들 따로 모아서 교육하는 곳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거기 관리자에게
이름 말하고 지정된 좌석에 앉아서 미리 깔아둔 서류에 자기 정보들 적으란다
앉아서 확인하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이름과 정보가 적혀있어서
"이거 잘못된 것 같은데요?" 하니까 옆에 있던 다른 관리자가 내가 아까 이름을 말했던
근무자에게 8시 근무자꺼란다 (ㅡ.ㅡ; 준비가 미흡해보였다)
종이에 정보를 다 기입하고 어플로 와이파이 연결해서 이러쿵저러쿵 출근찍고
저러쿵이러쿵 해서 교육이 진행되어 가는 중에
아까 그 관리자가 내 이름을 부르며 오란다
이야기인 즉슨 내가 FC 파트를 지원해서 왔는데 갑자기 FC파트는 사람이 다찼고
허브파트는 사람이 부족해서 거기로 보내도 되느냐였다
나는 속으로 '응?????? 뭔소리야?'
어이가 없었으나 이왕 온김에 경험한다고 생각하고 ㅇㅋ 했다
그러자 그 관리자가 다음에 오실때 담당자에게 내가 저번에 FC 지원했다가 빽당하고 허브파트 일했다고 알리란다
'ㅅㅂ 그런다고 퍽이나 잘 챙겨주겠다'
사실 이때 꼬았다
나 말고도 희생자가 몇명 더 있었다 ㅜ.ㅜ
다른 관리자가 와서 교육같은 자기 혼잣말을 끝내고 인솔해 갔는데
내가 일하는 곳은 10동이었다
거기서 신발 갈아신으랜다
안전화라고 부르는 쓰레기였다 다 헤지고 더럽고 무거운 신발이었다
(한 10년 쓴줄...)
물류센터 중앙으로 가서 조끼랑 장갑 받고 또 다른 관리자가 와서 근무할 곳을 지정해줬다
내 담당 사수는 체구는 작은데 일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았다
컨베이어 벨트 옆에 조립식 파란색 상자가 두개씩 뒤집어져 2칸 높이로 한 5줄 쌓여있었고
내가 일하기 편하게 세팅을 해주었다 (오 친절함)
교육때 월 초에 물량이 많아서 힘들거라고 했는데 이 사수도 똑같은 말을 했다
1시반부터 3시반까지는 물건이 계속 들어와서 무지 바쁘다고 한다
실제로 물건이 쉴새없이 쏟아져 나왔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우는 물건들이 쌓여 앞에있는 물건들을 밀어내며 몇개는 떨어지기도 했다
나도 쉴새없이 일했고 (상자안에 든 상품들을 운송장? 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주로했고 사수가 다른 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사수담당 짐들도 쌓아주고 비교적 물량이 적은 운송장 상품들을 팔레트에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3시 40분 쯤에 휴식시간이라 20분정도 쉬었다
이제 좀 물량이 적어지겠지 했는데 어림도 없지!
ㅈㄴ 많다 (ㅅㅂ 날을 잘못 잡았다)
팔레트에 내 키보다 높게 물건을 쌓아서 차량앞에 모아 놓는데 사수랑 나랑 다 합쳐서 10팔레트? 넘게 한거 같다 내가 옮긴것만 5개는 넘는 거 같다
아 물건을 어느정도 쌓으면 래핑작업을 하는데 팔레트에 감기게 거의 오리걸음 하듯이 쪼그리거나 허리를 숙여서 랩을 빙빙 돌려 감싸는데 그게 ㅈㄴ 힘들다
별거 아닌 거 같은데 하고나면 어지럽고 숨이 겁나 차더라
그렇게 쉴새없이 일하다가 어느 정도 물량이 줄어드는게 느껴질 때쯤
'아 좀 쉬엄쉬엄 할 수 있겠구나'
어림도 없지!!!
한 관리자가 와서 제주 운송장에 지원가야 된단다
나와 2명이 더 걸려서 갔는데
가자마자 '이게 무슨 개판이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분류안된 상자들이 내키만큼 겁나 쌓여있고 상품들도 다섞여서 바닥을 뒹굴고 있고
팔레트에는 정신없이 물건들 쌓아서 무너질려고 하고
그야말로 개판
뭘 어떻게 하라는 말도없이 관리자는 여기라고 하고 그냥 떠났다
'응? 뭘 어떻게 해야되지??'
혼자서 고군분투 하고 있던 아저씨를 봤는데 아저씨도 정신없어서
그냥 혼자 눈치보며 분류작업을 시작했다
너무 정신없어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잠시뒤 다른 관리자와 지원병력들이 와서 업무 지시를
하고 일을 진행해 나가니 숨통이 좀 트이기 시작했다
근데 관리자가 여러명이다 보니 한명은 분류작업 하라고 하고 한명은 상품들 옮기라고 해서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력이 부족해서 그런가? 아무튼 나중에 말한 관리자의 말을 듣고 상자를 옮기는데
내 앞에 래핑작업 중이라 잠시 멈춰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농떙이 피는걸로 알았는지 그 관리자가 "사원님 빨리 상품들 옮기시라구요!"
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눈으로는 욕을 하는듯 했다
'ㅅㅂ ㅈㄴ 예민하네' 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상품을 옮기고 어느정도 정리가 되자
다시 원래 일하던 곳으로 가란다
쉴틈이 없다
나는 또 열심히 걸어서 내 사수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사수가 사라졌다
'아니 말도없이 어디간거야?' 라며 투덜거렸으나 눈앞에 쌓여가는 상품들이 나의 투덜거림도
용납하지 않았다 정신없이 물건을 나르고 쌓고 분류하던 중 사수가 다시 나타나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니 쌓여있던 물건들이 싹 정리가 되었다 (이게 짬에서 나오는 바이븐가?)
그렇게 물건들을 다 정리하고 쉴 수 있는 타이밍이 나올때쯤 드디어 화장실을 갔다!
갈증 오지는데 소변이 나오긴 하더라
정수기 물을 오지게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돌아가니 또 물건들이 있네? ㅅㅂ
또 오지게 일함
그리고 얼마 후 관리자가 와서 여기 물건 마무리만 하고 상차하는 거 도와달랜다
사수는 물건정리 내가 할테니 먼저 가서 상차 도우란다
그래서 갔다
다들 쟈키 라는 팔레트 옮기는 도구를 끌고 가길래 나도 끌고 갔다
택배차가 이렇게 큰줄은 생각도 못했다
겁나 길고 높다
팔레트 20개도 들어갈것 같다
으쌰으쌰 해서 상차를 도와주고
다시 돌아가서 일을 마무리
퇴근시간이 되었다
하아 하얗게 불태웠어
퇴근할때 조끼 반납하고 싸인하고 가란다
했다
싸인하고 퇴근하지 말란다
왜요? 연장근무 하나요? 라고 물었다
관리자가 못알아 들었다
다시 물었다
싸인하고 왜 퇴근하지 말라는 거에요? 라고 물었다
지금 시간이 18시 54분이란다
아 이해했다
시계가 없어서 시간을 모른다 애초에 너무 바빠서 시계 볼틈이 별로 없다
그렇게 19시가 되는 순간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퇴근! 하는 줄 알았으나
이런 ㅅㅂ 신발을 안전화를 신고 나왔다
하필 퇴근하는 입구랑 신발 갈아신는 입구가 정반대다
발 ㅈㄴ 아픈데 다시 열심히 걸어가서 갈아신고 퇴근찍고 내 물건들 다시 찾아서
아침에 타고왔던 버스에 탑승하니 19시 13분
15분에 차가 출발한다고 하는데 늦을뻔 했다 ㅅㅂ
아침에 교육받을 때 교육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퇴근할 때 버스를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그러자 "그럴 일 없습니다"
'응?? 진짠가? 칼퇴근 시켜줘서 그런가?' 했는데 내가 볼땐 칼퇴근 하고
나처럼 뭔가 깜빡하고 오면 늦는사람 100% 있을 거 같다
'뭐이리 신뢰가 안가지...'
아무튼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하... 내일 근육통 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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